전주 웨딩홀 주차·부대시설 체크 포인트
전주 웨딩박람회를 몇 번 다녀보고 나니까, 홀 인테리어·식대·스드메보다도 머릿속에 오래 남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주차장과 부대시설이었다.
예식은 딱 한 번이지만, 그 한 번의 기억 속에는 하객들이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화장실을 찾고, 로비에서 서성이는 시간까지 전부 들어가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됐다.
그래서 어느 날은 마음을 먹고, 박람회에서 웨딩홀 상담을 받을 때 “주차·부대시설만 집중해서 보기”를 목표로 잡았다. 오늘 글은 그날 내 메모장에 적혀 있던 기록들이다.
1. 주차장은 ‘자리 수’보다 ‘들어가는 길’이 더 중요했다
상담을 받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해줬다. “주차 대수 넉넉해요”, “동시 예식이 있어도 충분해요.” 처음엔 그 말을 그냥 믿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까, 하객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주차 공간의 총량이 아니라, 들어가는 길이 얼마나 편한지였다.
- 진입로가 좁아서 차가 줄줄이 도로까지 밀리는 곳.
- 입구를 한 번에 못 찾아서 두어 바퀴를 도는 구조.
- 주차 안내 요원이 부족해서, 어디에 세워야 할지 잠깐이라도 헤매게 되는 곳.
그래서 그날부터는 상담할 때 주차 대수보다 먼저 이런 걸 물었다.
“결혼식 피크 시간대에, 차가 어디에 제일 많이 몰리나요?” “주차 안내를 몇 분 정도 배치하세요?”
답을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우리 가족, 친척들 차를 하나씩 세워봤다. “여기라면 그래도 덜 헤매겠지” 싶은 곳에 조용히 동그라미를 쳐놨다.
2. 엘리베이터는 ‘대수’와 ‘위치’를 같이 봐야 했다
전주는 차를 타고 오는 하객 비율이 높은 편이라 엘리베이터 대기줄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특히 어르신, 아이 데리고 오는 집은 계단보다 엘리베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 엘리베이터가 몇 대 있는지.
-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동선과 연결이 어떻게 되는지.
- 예식장 로비까지 한 번에 올라가는지,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지.
어떤 홀은 엘리베이터가 로비 바로 옆에 있어서 좋았고, 어떤 곳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복도를 한참 걸어 들어가야 하는 구조였다.
나는 그날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바로 예식장이 보이면 그게 어르신 입장에서 제일 편한 동선이다.”
3. 화장실 위치가 예식 만족도를 바꾼다는 걸 처음 알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화장실 위치까지 신경 쓸 줄은 몰랐다. 근데 박람회에서 웨딩홀 후기를 들여다보다가, 의외로 “화장실이 너무 멀었다”는 말이 꽤 자주 보였다.
- 연회장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는 홀.
- 복도 끝까지 나가야 겨우 보이는 곳.
- 층을 아예 내려갔다 와야 하는 구조.
상담하면서 화장실까지 가는 동선 설명을 들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아빠, 시부모님 얼굴을 떠올렸다. “지금 이 구조면, 저 분들이 불편해하시지 않을까?”
그 순간 깨달았다. 화장실은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니라, 하객과 가족들의 ‘편안함 점수’를 결정하는 요소라는 걸.
4. 로비와 대기 공간, 하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
예식 시간은 1시간 남짓이지만, 하객들이 웨딩홀 안에 머무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길다. 그 대부분을 쓰는 곳이 바로 로비와 대기 공간이었다.
- 입구 쪽에 사람이 몰려도 동선이 막히지 않는 구조인지.
- 간단히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가 충분한지.
- 신부대기실 앞이 너무 좁지 않은지.
- 포토존이 동선을 더 막지는 않는지.
어떤 홀은 로비가 넓진 않아도 의자 배치·포토존 위치가 잘 정리돼 있어서 사람이 많아도 덜 복잡해 보였다. 반대로 공간은 넓은데 기둥과 테이블이 동선을 끊어버려서 계속 부딪히는 느낌이 나는 곳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로비 사진을 볼 때마다 항상 상상했다. “하객이 2배 들어왔을 때도 이 그림이 유지될까?”
5. 흡연구역, 경사로, 유모차… 작지만 중요한 것들
부대시설을 듣다 보면 처음에는 크게 와닿지 않다가, 나중에 슬쩍 마음에 걸리는 요소들이 있었다.
- 흡연구역이 어디에 있는지.
- 장애인·유모차용 경사로가 잘 마련돼 있는지.
- 유모차·휠체어 대여가 가능한지.
- 아이들이 잠깐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전주 쪽은 가족 단위 하객이 많은 편이라 이런 요소들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특히 경사로나 유모차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면 친구 아이들, 조카들을 떠올리면서 “여기라면 편할까?”를 계속 물어보게 됐다.
6. 내가 적어둔 주차·부대시설 체크리스트
그날 박람회에서 돌아와, 나는 메모장에 이렇게 항목들을 정리해놓았다.
- □ 주차장 진입 동선이 복잡하지 않은지.
- □ 피크 시간대에도 주차 대기가 길지 않은 구조인지.
- □ 엘리베이터 위치·대수·대기 시간이 괜찮은지.
- □ 연회장·로비와 가까운 화장실이 있는지.
- □ 로비 대기 공간이 충분하고, 동선이 막히지 않는지.
- □ 흡연구역·경사로·유모차 동선 등 배려가 되어 있는지.
이 체크리스트를 한 번 적어놓고 나니까, 이후에 다른 홀 상담을 들을 때도 어느 부분을 눈여겨봐야 할지 훨씬 명확해졌다.
7. 마지막으로, 나에게 남겨둔 한 줄
그날 밤, 웨딩홀 브로슈어를 한 장씩 넘겨보면서 나는 메모장 맨 아래에 이렇게 적었다.
- “예식은 우리를 위한 날이지만, 주차와 부대시설은 하객을 위한 선물 같다.”
- “조금 더 화려한 홀보다, 조금 더 편안한 동선을 택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전주 웨딩홀을 고르는 중이라면, 혹은 전주 웨딩박람회에서 어디부터 봐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일기가 작은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녀갈 수 있는 공간인지, 그 질문 하나만 붙잡고 다시 홀을 바라보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