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웨딩박람회 혼수가구 할인율은 어느 정도일까?
전주 웨딩박람회에 갔던 어느 날,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목표를 하나 정했다. “오늘은 혼수가구 할인율만 보기.” 홀, 스드메, 허니문 이런 건 잠깐 접어두고 그날은 일부러 가구 부스 위주로 동선을 짰다.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던 건 커다랗게 붙어 있던 숫자였다. 40%, 50%, 60%… 평소라면 그냥 스쳐 지나쳤을지도 모를 숫자들이 그날은 이상하게 다르게 보였다. “저 숫자들, 진짜일까?” 그 질문 하나로 시작된 하루의 기록을 여기에 남긴다.
1. ‘최대 OO% 할인’이라는 말의 진짜 느낌
가구 부스마다 가장 크게 붙어 있던 문장은 비슷했다. “최대 60% 할인” “박람회 특별가” 처음엔 숫자만 보고 솔깃했다. 정가가 워낙 높은 브랜드들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상담을 몇 군데 돌다 보니, 머릿속에 이런 문장이 떠올랐다. “할인율은 결국 ‘최대’라는 단어 뒤에 숨어 있다.”
- 실제로 50~60%까지 내려가는 건 재고·전시품·단종 컬러인 경우가 많았다.
- 신상품이거나 인기 컬러는 20~30% 선에서 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 세트로 묶었을 때만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다. “숫자보다, 어떤 제품에 적용되는 할인인지 먼저 물어보기.”
2. 브랜드별로 다르게 느껴졌던 ‘체감 할인율’
재미있던 건, 같은 30% 할인이라고 해도 브랜드마다 체감이 전혀 다르다는 거였다.
- 원래 정가가 높은 브랜드는 30%만 내려도 금액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 중간 가격대 브랜드는 40% 이상은 돼야 “오, 많이 깎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 패키지 구성이 복잡한 곳은 퍼센트보다 최종 금액을 보는 게 더 현실적이었다.
상담을 받다가 문득 깨달았다. “할인율만으로 싸고 비싼 걸 판단하는 건 의미가 없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실제로 내야 하는 최종 금액이었다.
3. 패키지 vs 개별 구매, 어디서 할인율이 더 좋았을까
혼수가구는 거의 대부분 패키지 제안을 먼저 받았다. 침대+매트리스+옷장+화장대, 소파+식탁+거실장 이런 식으로.
- 패키지는 표기 할인율이 확실히 높았다.
- 하지만 하나씩 떼어 놓고 가격을 물어보면 개별 구매 시 할인이 거의 없거나, 아예 정가인 경우도 있었다.
- 기본 구성을 줄이고 싶다고 하면 할인율이 살짝 줄어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패키지는 ‘할인율 맛집’, 하지만 진짜 내가 필요한 구성인지 따로 따져봐야 한다.” 필요 없는 가구까지 묶어서 사면 할인 받아도 결국 더 비싸질 수 있다는 걸 머리로만이 아니라 체감으로 배운 날이었다.
4. 전시품·리퍼 상품의 유혹
몇몇 부스에서는 전시품이나 리퍼 상품을 따로 소개해줬다. 할인율만 보면 확실히 눈이 커졌다.
- 스크래치·미세 하자 제품은 40~60%까지도 내려가는 경우가 있었다.
- 전시 기간이 길었던 제품은 사용감이 분명히 느껴지기도 했다.
- AS 조건이 일반 제품과 다른 경우도 있어서 꼭 확인이 필요했다.
실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거실장처럼 눈에 잘 보이는 가구는 새 걸로, 침실 안쪽 수납장은 리퍼로 타협해도 괜찮겠지?” 그날 나는 “어디까지 괜찮다고 느끼는가”에 대한 나만의 기준선을 살짝 그어놓게 됐다.
5. 카드 무이자, 사은품, 적립… 숫자에 숨은 또 다른 혜택
할인율만큼이나 혼란스러웠던 건 각종 부가 혜택들이었다.
- 카드 무이자 개월 수.
- 추가 적립금, 포인트.
- 사은품(매트리스 커버, 베개, 테이블 세트 등).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게 진짜 혜택인지, 그냥 기분 좋은 포장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계산법을 하나 정했다. 사은품은 그냥 덤이라고 생각하고, 순수하게 가구 값만 놓고 비교하기. 사은품 때문에 선택이 뒤집히지 않게 하려고 일기장에 진하게 줄을 그어 적어두었다.
6. 박람회 현장 vs 매장 견적, 어느 쪽이 더 쌌을까
상담을 하다 보니, “매장에 직접 오시면 비슷하게 맞춰드릴 수 있어요”라는 말을 하는 곳도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집에 와서 한참을 고민했다.
- 박람회 한정 사은품이나 추가 할인은 현장에서만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 하지만 충분히 비교·고민할 시간은 확실히 부족했다.
- 매장에서는 좀 더 침착하게, 실제 인테리어 구성을 상상해보며 고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이렇게 정리했다. “박람회는 브랜드·가격대·스타일을 ‘탐색’하는 날, 실제 계약은 충분히 여유를 두고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다.”
7. 그날 적어둔 혼수가구 할인 체크리스트
- □ 표기된 할인율이 어떤 제품에 적용되는지.
- □ 패키지와 개별 구매의 총액을 반드시 따로 비교해보기.
- □ 전시품/리퍼 상품의 하자 범위와 AS 조건 확인.
- □ 카드 혜택·적립·사은품을 빼고 순수 가구 값만 비교해보기.
- □ 오늘 계약과, 나중에 매장 방문 계약의 조건 차이 물어보기.
이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다시 보니 숫자에만 눈이 휘둘리던 오전과 달리, 저녁쯤에는 조금 더 차분한 눈으로 견적을 보게 됐다.
8. 마지막으로, 그날 밤 나에게 쓴 한 줄
집에 와서 혼수가구 사진이랑 견적서를 펼쳐놓고,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메모장 맨 아래에 이렇게 적었다.
- “큰돈을 쓰는 날일수록, 퍼센트보다 내가 정말 원하는지부터 보기.”
- “할인의 짜릿함은 잠깐, 집에 놓고 보는 건 평생.”
전주 웨딩박람회에서 혼수가구 부스 앞을 서성이게 된다면, 이 일기가 작은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다. 숫자에 마음이 쏠리는 순간이 오더라도, 마지막 선택은 꼭 내가 오래 보고 싶은 가구였으면 한다.